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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추폭포와 방장산 산행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8A020402
지역 전라북도 고창군 신림면 가평리 가평마을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정명철

[신선들이 풍류를 읊었다는 용추폭포]

가평리 가평마을 사람들은, 이왕 마을에 왔으면 용추폭포를 꼭 보고 가라고 권한다. 용추폭포는 구가평교를 건너 거창신씨 재실이 있는 용추동을 지나 방장산[높이 734m] 등산로로 접어들어 용추골로 내려가면 금방 나온다. 폭포의 높이는 20여 척에 달하고 폭포수가 떨어지는 곳엔 둘레가 20여 척에 달하는 맑은 못이 있다. 동그란 욕조 같은 바위 위로 폭포수가 쏟아져 마치 동화 속에 나오는 선녀탕을 보는 듯하다.

물은 한여름에도 발을 담그고 2~3분을 넘기기 힘들 정도로 차갑다. 주변은 온통 바위와 숲으로 우거져 있어 밖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그 풍치가 말할 수 없이 좋아 사시사철 이곳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득한 옛날 이곳은 하늘과 땅이 맞닿은 곳으로 그 경치가 수려하여 선경을 벗 삼아 신선들이 풍류를 읊으며 놀다가 그 밑에 있는 맑은 연못에서 목욕을 하고 하늘로 올라가곤 했다고 한다. 신선들이 놀았던 곳은 신선대라고 불리고, 그들이 목욕한 연못은 용소라 불린다. 이와 함께 용추폭포가 만들어지게 된 이야기가 전한다.

어느 해 여름날, 하늘에 먹장구름이 끼면서 세상이 온통 어둠 속으로 빨려들어 갔다. 천둥과 번개가 천지를 뒤흔들었고, 근처에 살고 있던 사람들은 너무나 무서워 방문을 꼭 닫고 밖을 내다보지 못했다. 이때 한 아낙네가 밭에서 일을 하다가 집에 가지도 못하고 정자나무 밑에서 몸을 도사린 채 공포에 떨고 있었는데, 마침 하늘로 올라가던 용과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용은 울부짖으면서 용소로 떨어져 큰 지네로 변하여 아낙네를 노려보더니 하얀 연기를 뿜어내면서 방장산으로 올라가 없어졌다고 한다.

그리하여 용이 떨어진 곳에 깊은 웅덩이가 생겼는데, 그 깊이가 명주실꾸러미 3개가 들어가도 끝이 닿지 않았고, 평지가 깊이 파이면서 20여 척의 절벽이 생겨 지금의 폭포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지네는 방장산 중턱에 굴을 뚫고 살았다고 하는데, 그 흔적이 지금도 남아 있다고 한다. ‘성조굴’이라 불리는 굴 근방은 항상 안개가 자욱이 덮여 있어 그 지형을 분간할 수 없으며, 습기가 많고 찬바람이 감돌고 있어 사람들이 가까이 가지 않는 곳이라고 한다.

[솔향기 그윽한 방장산 등산 코스]

용추폭포까지 봤으면, 내친김에 방장산에 올라가 볼 일이다. 방장산은 우두머리라는 뜻을 가진 산답게 전라남도와 전라북도를 가르며 우뚝 솟구쳐 있다. 북동쪽으로는 봉수대를 거쳐 장성갈재로 산줄기를 뻗어나가고, 남서쪽으로는 벽오봉을 거쳐 양고살재로 이어지면서 거대한 장벽을 이룬다. 그 사이로 장성갈재와 노령으로 연결되는 입암산[높이 626m]을 비롯해, 내장산 국립공원을 이루는 아름다운 산봉우리들과 멀리 담양호 주변의 추월산과 강천산이 바라보이고, 서쪽으로는 고창의 벌판이 내려다보인다.

예부터 산이 신령스럽고 산세가 깊어 도적이 많이 들끓었다는 방장산의 원래 이름은 방등산(方登山)이었으나 조선 후기 방장산으로 불리기 시작하였다. 이곳은 또 백제 때 도적에게 붙잡혀 간 여인이 자기를 구하러 오지 않는 남편을 원망하며 노래했다는 「방등산가」의 현장이기도 하다. 옛 노래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방장산은 노령산맥의 줄기로서 깊은 골짜기만큼이나 우거진 수림으로 예부터 도적떼의 소굴로 이용됐을 정도로 험하다.

호남정맥인 노령산맥에서 뻗어 나온 방장산은 영산강과 서해를 친구삼아 목포 유달산까지 이어지는데, 그 중에 가장 먼저, 그리고 높게 솟은 산이 방장산이다. 장성 쪽에서 보면 입암산이 두드러져 보이고 방장산은 숨어 있는 형국이라, 숨기를 좋아하는 도적떼들의 알맞은 산채 역할을 하였을 것이다. 지금은 장성 갈재를 지나는 철도와 고속도로, 국도, 양고살재를 가로 지르는 지방도, 방장산을 횡단하는 임도가 개통되고, 자연 휴양림이 있어 깊은 계곡에 흐르는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용추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방장산 등산로는 여름철에 찾는 이가 많다. 골짜기를 따라 고창고개까지 올라선 다음, 정상-문바위재-봉수대를 거쳐 봉수대 너머 삼거리 갈림목에서 왼쪽[서쪽] 지능선을 타고 다시 용추계곡으로 하산하는 식으로 코스를 잡는 게 좋다.

봉수대에서 용추계곡으로 내려서려면 장성 갈재 방향으로 내려서다 첫 번째 삼거리에서 왼쪽[서쪽] 길을 따른다. 이 길은 급경사 능선을 따라 뚝 떨어지다 무덤 두 개를 지난 다음 왼쪽으로 내려선다. 솔향기 그윽한 소나무 숲길을 따르노라면 곧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을 왼쪽으로 끼고 내려오게 되고, 지그재그 길을 거쳐 임도로 내려선다. 임도 갈림목에서 왼쪽 방향으로 5분쯤 내려서면 용추교 앞에 이르고 가평마을로 내려오면 된다.

• 산행 코스 : 가평마을-용추폭포-고창고개-정상-봉수대 능선 삼거리-용추폭포-가평마을[약 3시간]

[정보제공]

  • •  고남규(남, 1939년생, 신림면 가평리 가평마을 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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