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동원동에 있는 전주 이씨 덕양군파 이순제의 묘역.

[개설]

전주이씨 덕양군파 이순제 묘역은 조선 중종의 후손인 이순제(李舜濟)와 그의 가족의 묘지이다. 이순제는 중종의 5남인 덕양군(德陽君) 이기(李岐)의 8대손이다. 이순제의 묘역에는 부인 남양 홍씨와의 합장묘와 그의 아들의 묘가 있다.

이순제는 순박한 행실과 세상의 명리(名利)를 우습게 여겼던 인물이다. 이순제의 형제들은 성제(聖濟), 요제(堯濟), 일제(逸濟), 순제, 윤제(允濟), 박제(博濟) 등으로 선비들이 본받는 인물들의 이름을 차용했다. 이순제는 고종 때 호조참판으로 추증되는데, 증손자인 삼도수군통제사 이주철(李周喆)이 경복궁 중건 등으로 공적을 세웠기 때문이다. 묘비의 글씨는 명필로 이름이 난 넷째 아들 이동선이 썼다. 그가 쓴 전남 순천의 망북정유지비(望北亭遺址碑)는 전라남도문화재자료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동선은 정조가 화성을 행차할 때 왕명 출납을 담당한 관리로서 화성 축조에 사용할 목재를 안면도에서 들여올 때 부정부패를 감시하는 암행어사 역할을 하기도 했다. 전주 이씨 참판공 종중에는 이순제의 호적문서 등 고문서 다수가 전해지고 있다.

[위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동원동 산67-3번지에 있다.

[변천]

전주이씨 덕양군파 이순제 묘역에 1987년 11월까지는 석양(石羊)이 있었으나 도난당하고, 2002년 6월 후손이 새로 제작하여 설치했다.

[형태]

전주이씨 덕양군파 이순제 묘역은 전형적인 조선 후기 사대부 묘제 양식을 보여준다.

[금석문]

전주이씨 덕양군파 이순제 묘역에 쓰인 묘비문은 우암 송시열의 5대손 송환기가 지었는데, 문장은 충직한 가문의 내력을 소개하고 있다. 묘 앞의 비석 앞면에는 넷째아들 이동선이 쓴 글씨가 있다. 묘비에는 우리나라 비문에서 발견하기 어려운 ‘赴湯蹈火(부탕도화)’라는 고사성어가 새겨져 있는데, ‘끓는 물에 뛰어들고 타는 불을 밟는다.’라는 뜻으로 무관으로 벼슬을 하게 된 맏아들 동식에게 공직자로서 개인적 안위를 돌보지 말고 어떠한 고난과 어려움에도 의연하게 처신하라는 가르침을 전한다. 비문에는 유월장(踰月葬)이라는 전통 장례 문화를 엿보게 하는 내용도 있다. 유월장은 죽은 사람의 장례를 그 달에 지내지 않고 다음 달에 지내는 오래된 습속이다. 유월장을 지낸 후 다시 3년 후에 다시 장사를 치르는 내용도 기록되어 있다.

[현황]

전주이씨 덕양군파 이순제 묘역은 2020년 4월 28일 성남시 향토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의의와 평가]

전주이씨 덕양군파 이순제 묘역의 비문에는 공직자로서 갖추어야 할 자세와 장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순제의 넷째아들 이동선이 쓴 글씨는 액체대자(額體大字)로 쓰인 명필로 서예사 연구의 귀중한 자료이다. 전주이씨 덕양군파 이순제 묘역은 경기도기념물 제54호 충숙공 이수 선생 묘[궁내동], 경기도기념물 이경석 선생 묘[석운동], 경기도기념물 전주이씨 태안군파 묘역[정자동], 경기도 문화재자료 풍산군 이종린 묘역[하산운동], 성남시향토문화재 신종군 이효백 묘역[석운동] 등과 함께 조선 시대 장묘 문화를 연계해서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사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