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1090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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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장노현 |
구보가 아내를 만난 건 그로부터 2년 정도 지난 후였다. 나이가 서른 즈음이 된 신앙심 깊은 그에게 주변 사람들이 중매를 서겠다고 나섰다. 아주머니들은 언제나 신앙심 좋은 아가씨를 물망에 올려놓고, 청년과의 결혼 생활을 요모조모 그려보고 예상해 보았다.
구보의 집에 세들어 살던 젊은 아주머니도 그랬다. 오랫동안 그를 지켜보고 이만 하면 되겠다는 판단을 하고서, 아는 친구의 여동생을 소개했다. 물론 신앙생활을 잘 하는 처자였다. 구보가 신부감을 처음 만난 곳은 상대원3동 원다방이었다. 맞선을 보게 된 것이다. 원다방은 상대원에서 제일 유명한 다방이었고, 전에도 자주 다니던 곳이라 익숙했다. 맞선녀는 한 번 봤을 때 그냥 마음에 쏙 들었다. 그래서 구보는 마음이 급해졌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다 보여주었다.
“한 번 봤을 때 그냥 마음에 들더라구요. 그냥 마음에 들어가지고 그냥 좋게 이런 대화 나의 삶의 상태를 어느 정도 얘기하고, 서로 간에 좋은 첫 만남이었었구. 헤어져서 또 다음에. 대부분 그러잖아요, 여자 측에서 전화가 온다든가 여자 측에서 만나자 그러면은 성사가 되고 남자 쪽에서는 일단 기다리는 입장이잖아요. 그런데 선 본 여자 측에서 전화가 와가지고 또 만나자고. 아닌가? 내가 거꾸로 말했나? 거꾸로 말했네. 하여튼 나는 내 입장이 그러니까, 중매 서신 분한테 나는 보니까 마음에 든다 그쪽 여자 측에서도 마음에 들면 또 만나게 해 달라, 그렇게 했더니, 중매쟁이가 그럼 한 번 그렇게 해 보겠다고 해서 서로 연락이 돼서 또 만나게 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