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1090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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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장노현 |
구보는 14살부터 일을 했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집에서 출퇴근 하거나 공장 기숙사에 들어가거나 혹은 혼자서 자취 생활을 하기도 했다. 공장 생활을 시작한 것은 전구를 만드는 공장이었다. 공단에서 사람을 구한다는, 동네에 떠도는 소문을 따라 찾아갔었다. 구보는 그곳에서 완성된 전구에 불이 켜지는지 검사했다. 1년 정도 했고 곧 옮겼다. 야구 글러브 공장에서는 글러브에 솜뭉치 같은 것을 넣고 미싱으로 박음질을 하는 일을 다시 몇 년간 했다. 신발 만드는 공장에도 다녔다. 어리다 보니까 한 군데 계속 붙어있지를 못했다.
구보는 중국집에서 배달 일을 하기도 했다. 당시 에스콰이어 신발 공장 근처에 있던 중국집이었다. 신발 공장은 중국집의 큰 고객이었다.
“상대원1동 쪽에 중국집이 한 군데 있었는데 어떻게 거기 취직하게 돼서, 그 에스콰이아가 인제 그때 활발하게 신발을 만들었었는데, 저녁 때만 되면은 중국음식을 상당히 많이 시키더라고요. 그래서 직원 일동들이 다 자전거 타고 거기 한 거진 한 500미터 정도 될 거예요 중국집에서, 그러면 직원들이 자전거에 실고 짜장면을 삼사십 그릇씩 배달해서 갖다 주고 그랬어요.”
구보가 일하던 중국집처럼 공장 주변 음식점들은 모두 장사가 잘 됐다. 공단 근처와 동네 찻길 주변에는 포장마차들이 많았다. 퇴근길에 사람들은 포차에 들러 한 잔씩 했다. 자취하는 이들은 끼니를 해결하기도 했다. 메뉴는 자장면, 짬뽕, 우동 같은 것이었다. 90년대 들어 성남에서 도시 정비를 이유로 하천을 복개하고 포장마차를 철거할 때까지 포장마차는 성남 상대원의 밤 풍경을 지켰다. 포장마차가 그렇게 철거되던 1996년 무렵 이미 구보는 공단과 중국집을 전전하던 직장 생활을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