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1019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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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雜歌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경기도 성남시 |
집필자 | 최원오 |
[정의]
전통시대의 지식층에서 즐기던 가곡, 가사, 시조 등의 노래에 대하여 일반 대중들이 즐겨 부르던 긴 노래.
[개관]
잡가는 일반적으로 광의의 잡가와 협의의 잡가로 구분한다. 광의의 잡가는 전라도의 「화초사거리」, 「보렴」, 경기 지방의 「산타령」, 「12잡가」, 「휘모리잡가」, 서도지방의 「초한가」, 「공명가」 등 긴 노래와 각 지방의 민요까지 포함된다. 협의의 잡가는 각 지방의 민요를 제외한 직업가수들이 주로 부르던 「화초사거리」, 「산타령」, 「12잡가」 등 긴 노래를 가리킨다. 성남을 비롯한 경기 지역에서 불려지던 긴소리를 지방 명칭을 따서 경기잡가라 지칭한다.
[유래]
잡가가 언제부터 생겼는지, 누가 지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경기잡가는 그 사설의 내용으로 볼 때 판소리나 단가의 영향을 받았기에 그 유래를 조선 중엽 이상으로 올려볼 수는 없을 듯하다. 또한 이런 소리가 널리 불려지던 시기도 조선 말엽이란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경기잡가를 가르치기 위해 선생을 모시고 교습하기 시작한 것은 권번(券番:일제강점기의 기생조합)에서 비롯된 것이라 여겨지며, 이때부터 창자들이 직업적인 음악가로서 행세하였다.
[내용]
여기서는 경기잡가를 중심으로 정리한다. 경기 지역의 긴소리는 대개 12잡가라 지칭된다. 입창(立唱)인 선소리의 대칭으로 앉아서 부르는 좌창(坐唱)에 속한다. 서경적 혹은 서정적인 장문의 사설을 굴곡이 많지 않는 않은 평탄한 곡조로 부르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부르는 12잡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유산가 : 사계축에 속했던 박춘경의 곡이라고 한다. 삼춘가절을 당하여 도처에서 우리가 향유할 수 있는 자연 경개를 중국의 명승지에 견줘가면서 예찬한 내용으로 엮어져 있다. 사설의 문체도 가사와 같고 곡도 가사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2) 적벽가 : 관우의 의리를 중심 내용으로 하고 있다. 전라도의 잡가 「적벽가」가 후한말 황건적을 위시하여 유현덕의 삼고초려, 공명의 주유격동, 동남제풍, 적벽대전에서 패배한 조조의 가련한 신세 등으로 엮어진 것과는 차이가 나는 점이다. 흔히 ‘유산적벽’이라 일컫듯 12잡가의 차례로는 유산가 다음에 적벽가가 그 두번째를 차지한다.
(3) 제비가 : 사설의 내용은 전라도의 새타령에서 많이 빌어왔다. 처음 시작에서 18장단은 「유산가」처럼 1각이 6박인 도드리로 쳐 나가다가 “제비를 후리러 나간다.”의 부분에서 빠른 도드리, 즉 세마치 장단으로 리듬을 바꾸는 동시에 다른 긴잡가에서는 맛볼 수 없는 비약적인 가락과 멋진 시김새로 부르는 것이 특징이다. 경기 긴잡가라고 하면 으레 「유산가」, 「적벽가」, 「제비가」를 일컬을 만큼 12잡가의 대표적인 노래로, 「유산가」, 「적벽가」는 긴잡가형의 원형이지만, 「제비가」는 원형을 탈피한 멋스러운 노래로 알려져 있다.
(4) 소춘향가 : 판소리 「춘향가」와 구별하기 위하여 이렇게 부른다. 남도의 육자배기 토리로 부르는 판소리 「춘향가」와는 달리 서울소리인 경토리에 의해 불려진다.
(5) 선유가 : 물놀이를 주제로 한 잡가이다. 후렴구에 ‘가세’라는 말이 자주 나와 「가세타령」이라고도 한다. 산놀이를 주제로 한 것이 「유산가」라면 물놀이를 주제로 한 것이 바로 「선유가」라 할 수 있는데, 그 사설은 유산가에 비해 그리 짜임새가 있질 않다.
(6) 집장가 : 판소리 「춘향가」 중의 한 대목을 가져와 만든 잡가로, 이도령이 서울로 올라간 뒤 신관사또가 내려와 무고하게 춘향을 매질하는 대목의 4단 구성으로 되어 있다. 제1단과 제2단은 ‘집장 군노의 형장 다루는 거동’을, 제3단은 ‘집장 군노가 형장을 들고 내닫는 형상’을, 제4단은 ‘정절을 지킴으로써 엄형 중치하는 그 말못할 형상’으로 엮여 있다.
(7) 형장가 : 판소리 「춘향가」 중의 한 대목을 가져와 만든 잡가로, 춘향이 매맞고 흐느껴 우는 자탄가이다. 처음에는 구경꾼의 동정투로 시작되지만 그 뒤에는 춘향이 발악하며 서러운 푸념을 늘어놓는 사설로 구성되어 있다.
(8) 평양가 : 곡목이 평양가로 되어 있을 뿐 전통적인 도읍으로서의 평양을 노래하거나 대동강 기슭의 아름다운 풍광을 노래한 것은 아니다. 평양에 있는 월선이라는 기생집에 놀러가자는 야유랑(冶遊郞)의 콧노래이다.
(9) 달거리 : 12잡가 중에서 가장 많이 불려지는 소리로, 각 달에 있었던 옛일을 들추고 회포를 늘어놓는, 소위 월령체의 형식으로 되어 있다. 월령체의 형식이라는 점에서 오랜 전통을 가진 형식의 노래라고 할 수 있다.
(10) 십장가 : 판소리 「춘향가」 중의 한 대목을 가져와 만든 잡가이다. 춘향이 형틀에 오그리고 앉아 매를 견디는 내용으로 된 「집장가」를 계속해서 이어 부른 것이라 할 수 있다. ‘형장 태장’하는 집장가에 바로 연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11) 방물가 : 신방물가, 구방물가, 가진방물가의 세 종류가 있다. 방물은 여자의 소용인 패물이나 잡화를 가리키는 말이나, 이들 노래에는 방물만을 내용으로 하지 않고 남녀의 사링이 주제인 방물가도 있다. 정든 님과 이별할 때 데리고 가지 못하는 안타까운 심정에서 기어이 따라가겠다고 보채는 억지에, 이것을 달래느라고 갖은 좋은 말로 소원을 묻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보통이다. 이 노래에 나오는 세간이나 의복, 화장품 등은 구한국시대에 있던 희귀한 귀중품과 고급품으로 당대의 사회상을 엿볼 수 있는 자료가 된다.
(12) 출인가 : 「선유가」의 일종이면서도 뒤끝은 별조로 취급되기에 이 부분만을 「출인가」라고 한다. 떠나는 도령을 붙잡고 전별을 아까워한 데서 「출인가」라는 곡목으로 칭하게 되었다. “풋고추 저린김치”로 시작되는 제1단과 “곤히 잠든 잠 행여나 깨울세라”로 이어지는 제2단, 그리고 “오늘 놀고 내일 놀고”로 시작되는 제3단으로 구성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