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1002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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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경기도 성남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장노현 |
[정의]
윤흥길이 쓴 중편소설.
[개설]
1977년 『창작과 비평』에 발표되었다. 윤흥길은 1973년 성남과 인연을 맺고, 1975년 성남을 떠났다. 도시 빈민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이 작품은, 이때의 어려웠던 생활체험을 살려 쓴 것이다.
[내용]
작품은 선생인 ‘나’의 관찰을 통해 서술된다. 관찰의 대상은 세들어 사는 권기용이다. 그는 광주대단지 소요사태 때 주동자로 몰려 전과자가 되었고, 이후에도 끊임없이 감시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인물이다. 원래 출판사에 다니던 권씨는 집 장만을 해 볼 요량으로 철거민 입주권을 얻어 광주대단지에 20평을 분양받는다.
그러나 땅값, 세금 등을 감당하지 못하고 파산하여 도시빈민으로 전락한다. 그는 남루한 살림에도 열 켤레의 구두를 가지고 있다. 구두는 그의 체면과 교양과 자존심을 유지해주는 상징적인 물건이며, 그가 거주하는 정신의 집인 셈이다. 얼마 후 순산이 어려운 아내의 수술비를 구하지 못해 주인집에 대해 서툰 강도행위를 하다가 마침내는 스스로 사라져 행방불명되어 버린다. 아홉 켤레의 구두만 남긴 채.
[평가]
작품에는 성남의 상반되는 두 지역이 나온다. 한 곳은 단대리 시장 근처이고, 다른 한 곳은 시청 뒷산 쪽이다. 작가는 단대리 시장 근처를 “숨통을 죄듯이 다닥다닥 엉겨붙은 20평 균일의 천변부락”이라고 묘사하였다. 이에 비해 시청 뒷산 쪽은 100평 대지 위에 세운 슬라브집인 은행주택이 들어선 고급주택가였다.
광주대단지 소요사태 때, 굶주린 도시빈민들이 시위 도중에 전복된 삼륜차에서 쏟아진 참외를 다투어 주워 먹는 장면묘사는 당시 그들의 참담함을 보여준다. “경찰을 상대하던 군중들이 돌멩이질을 딱 멈추더니 참외 쪽으로 벌 떼처럼 달라붙습디다.” 1970년대 성남의 도시빈민들은 집도 일터도 없이 이렇게 철저하게 황폐화된 비극적인 삶을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