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8A0105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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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전라북도 고창군 신림면 가평리 가평마을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서해숙 |
집 안에서 부녀자가 중심이 되어 모시는 신앙을 가정 신앙이라 한다. 그 가운데 오늘날에도 지극 정성으로 모시는 신앙은 성주와 지앙으로, 신림면 가평리 가평마을에서는 아직도 일부 부녀자들이 성주와 지앙을 모시고 있다.
[집안 식구들의 무사 안일을 위해 모시는 성주]
성주는 집을 지켜 주는 신으로, 옛 사람들은 집이 있으면 으레 성주가 있다고 믿었다. 가평리 가평마을에서는 집집마다 모두 성주를 모신다고 하는데, 단지나 동우[동이]와 같은 특별한 신체 없이 안방에 상을 차리는 것으로 모신다. 성주상은 주로 설ㆍ보름ㆍ추석과 같은 명절에 차려 놓으며, 가족들의 생일 때도 성주상을 차려 놓는다. 성주상에는 장만한 음식 모두를 올리고 물도 함께 올려놓는다.
성주상은 보통 안방 윗목이나 조상상 왼쪽에 차려 놓는다. 명절을 맞이하여 준비한 여러 가지 음식과 물 한 그릇을 받쳐 놓는데, 명절 외에 자식들이 시집가거나 장가갈 때 성주상을 차리기도 한다. 또한 자식들 생일 때도 성주상을 차리는데, 지금은 자식들이 장성하여 모두 일가를 이루고 있어서 거의 차리지 않는다. 집안 어른들 생일 때는 생일상을 걸게 차리는데, 제일 먼저 성주에 바친 뒤에 가족과 함께 그 음식을 나누어 먹는다. 이외에 집을 신축하면서 상량을 올릴 때, 이사 갈 때 제일 먼저 성주상을 차려서 고하기도 한다.
차순임 [1927년생] 씨는 같이 사는 손주 생일 때면 성주상을 차려 놓는다. 지금은 군대에 가고 집에 같이 살지 않지만 생일이 돌아오면 손주의 건강과 무사안일을 기원하면서 성주상을 차려 놓는다고 한다. 또한 아들이 장가를 갈 때도 성주상을 차려 놓고, 아들에게 성주상 앞에서 절을 하게 했다. 이는 며느리를 맞이하기 때문에 정성을 드린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딸이 시집 갈 때는 하지 않았다. 이는 다른 집으로 시집을 보내기 때문에 그 집에서 성주상을 차리기 때문에 하지 않은 것이라 한다.
차순임 씨는 마을 사람들 가운데 유독 정성을 많이 드린 분이라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이바지가 들어오면 제일 먼저 성주에 바쳐 놓는다. 예전에는 자식이 아플 때면 성주와 지앙 앞에 비손한 적도 많았다고 하나, 지금은 모두 장성하여 그렇게 하는 법은 없다고 한다.
[아이를 점지해 주고 복도 주는 지앙]
지앙은 삼신으로 아이를 점지하고 관장해 주는 신이다. 가평마을에는 삼신을 일러 ‘지앙’이라 부른다. 지앙은 성주와 함께 명절이나 집안 식구들 생일 때 모신다. 간혹 집안에 따라 제사 때 삼신을 모시기도 한다. 또한 아이를 낳을 때 한시적으로 모시기도 한다. ‘지앙밥’이라 하여 물, 밥 두 그릇, 국을 성주상 밑의 바닥에 차려 놓는다. 지앙밥을 차릴 때는 물을 가장 먼저 놓는다. 생일 때는 떡까지 올리는데, 명절 때는 떡을 올리지 않는다.
차순임 씨는 그 해 수확한 벼 지푸라기를 깨끗하고 좋은 것으로 골라 지앙 모실 때 지푸라기를 놓아두고서 그 위에 미역국, 밥, 지국, 냉수 등을 놓는다. 그리고 무나물을 놓기도 하는데, 이는 자식들이 별 탈 없이 무사하라는 뜻에서 올린다고 한다. 이렇게 지푸라기 위에 놓는 것은 깨끗하게 드시라는 것이고, 짚에서 아이를 처음 받기 때문에 아이의 생명과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이 지푸라기는 정성스럽게 모시다가 정월 보름이나 좋은 날을 받아 태워 버리고, 차후에 벼를 수확하면 다시 좋은 것, 깨끗한 것으로 골라서 지앙상 차릴 때 함께 놓아둔다. 이 지푸라기는 생일 때만 깔고 명절이나 제사 때는 놓지 않는다. 차순임 씨는 손주 생일 때 성주상을 차리면서 지앙상을 차려 놨는데, 이때 지푸라기를 깔고서 상을 차려놓았다고 한다.
집 안에서 아이를 낳게 되면 한시적으로 지앙을 모시기도 한다. 산모가 아이를 낳을 무렵이 되면, 성주가 있는 큰방의 윗목에 짚을 깔고 그 위에 쌀ㆍ미역ㆍ물 등을 차려 놓고서 산모의 순산을 기원하며 비손한다. 이 지앙상은 아이를 낳은 지 3일이 지나면 치워 버린다. 그리고 이레마다 팥시루떡, 밥, 국, 물, 나물류 등을 차려 놓은 뒤 산모에게 이 음식을 먹인다. 이렇게 일곱이레를 모시는데, 일곱이레가 다할 때까지 매일 물 한 그릇을 떠 놓고 금줄을 쳐 놓는다.
[정보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