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전라북도 고창 지역에서 인간에게 이로움과 복과 희망을 주는 긍정적인 내용을 담은 말.

[개설]

길조어는 인간, 물품, 동물, 식물, 토지, 영혼, 미신, 제사 등의 자연 현상과 인간 생활의 모든 형상에 그 토대를 두고 형성·구전되어 온 말이다. 어떤 행동을 하면 복이 오거나 좋은 일이 있을 조짐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거나, 어떤 현상이나 상황이 나타나면 좋은 결과로 나타난다는 기대감을 표현하고 있다. 길조어는 대부분이 ‘무엇 무엇을 하면 무엇이 좋다’처럼 두 소절로 된 말이다. 선행절이 행동이나 말을 하는 조건을 담고 있으며, 후행절은 그 결과로 나타나는 복이나 좋은 일의 내용을 담고 있다. 고창 지역에서 쓰이는 길조어는 대부분 전국적으로 통용되는 말들이 많은데, 이를 사람의 생김새, 행위, 일상, 상황 등과 관련한 길조어로 구분할 수 있다.

[사례]

1. 생김새와 관련한 길조어

-가르마가 길면 명이 길다.

-가운데 손가락이 길며 재주 있다.

-귀가 크고 귓밥이 크면 오래 산다.

-손가락 끝이 뾰족하면 재주가 있다.

-엄지발가락이 길면 아버지가 오래 산다.

-여자가 발이 크면 남편에게 사랑받는다.

-이마가 넓으면 남의 덕을 많이 본다.

-코가 크면 호강 받고 오래 산다.

-턱이 주걱턱이면 평생 밥걱정 않는다.

-털이 나지 않을 곳에 이상하게 하나가 길게 난 사람은 부자로 산다.

2. 행위와 관련한 길조어

-가슴에 두 손을 모아 얹어 자면 좋은 꿈을 꾼다.

-결혼 첫날밤에 늦게 자면 오래 살고, 첫날밤 신랑이 자면서 이부자리에 오줌을 싸면 잘 산다.

-무릎이나 종아리를 내리 긁으면 떡이 생긴다.

-밥숟갈은 크게 떠야 부자가 된다.

-뜨거운 것을 잘 먹으면 처복이 있다.

-이가 빠진 노인에게 다시 이가 나면 자손들에게 좋은 일이 생긴다.

-식사하다 혀를 깨물면 그날 먹을 일이 생긴다.

-중매 세 번 하면 죽어서 좋은 곳 간다.

-환갑잔치를 앞당겨서 일찍 하면 좋다.

-이사 와서 팥죽 쑤어 먹으면 부자 된다.

-국수를 좋아하면 명이 길다.

-된밥을 좋아하면 오래 산다.

-어린애가 물건을 머리에 이고 다니면 여동생을 본다.

-우연히 옷을 태우면 근심이 없어진다.

-옷고름이 저절로 풀어지면 좋은 일 생긴다.

-이사 갈 때 문 종이를 찢고 가면 잘 산다.

-임신한 여자가 은도끼를 베개 속에 넣으면 아들을 낳는다.

-행주치마가 저절로 벗겨지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

-겉옷에서 이를 잡으면 재수 좋다.

-도마뱀을 몸에 지니고 다니면 돈이 생기고 병에 걸리지 않는다.

-구렁이의 허물을 쌀독에 넣어 두면 부자 된다.

-제비 알을 주워서 제비집에 넣어 주면 복을 받는다.

-토끼의 왼쪽 발을 지니고 다니면 좋다.

-첫눈을 받아먹으면 살이 찐다.

-첫 숟갈에 씹은 돌을 지니고 다니면 좋다.

-길을 가다 성황당에 돌을 던지면 소원을 풀고 성황당 제사떡을 먹으면 좋다.

-제사 지낼 때 물에 떠 넣은 밥을 먹으면 겁이 없어진다.

3. 일상과 관련한 길조어

-길을 가다 상여 나가는 걸 보면 재수가 있다.

-식전에 상제(喪制)가 상점에 오면 그날 재수가 있다.

-임신 중에 금비녀를 받으면 옥동자를 낳는다.

-가뭄 때 개미떼가 열을 지어 가면 비가 온다.

-길에서 남의 개가 집으로 따라오면 부자 되고 도둑맞지 않는다.

-보리밭에서 꿩알이나 새알을 주우면 풍년 든다.

-우연히 쇠똥을 밟으면 좋다.

-아침에 거미를 보면 돈이 생긴다.

-등잔불에 불똥이 생기면 좋다.

-마당을 쓸 때 집안으로 쓸어야 좋다.

-제삿날 밤 몹쓸 약을 모아 뜰에서 태우면 좋다.

4. 상황과 관련한 길조어

-산사람이 죽었다고 소문나면 명이 길다.

-아침에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

-한 집에 생일이 같은 사람이 있으면 좋다.

-동짓날 팥죽이 쉬면 풍년 든다.

-개꼬리에 짚이 달려오면 손이 온다.

-귀뚜라미가 방안에서 울면 복이 들어온다.

-자기 집 남쪽의 나무에 까치가 집을 지으면 큰일 할 사람이 나온다.

-남의 집 꿀벌이 자기 집에 꿀을 치면 집이 흥한다.

-이른 봄에 호랑나비를 먼저 보면 신수가 좋다.

-천장에서 거미줄이 내려오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

-논에 물이 저절로 괴면 풍년이 든다.

[의의와 평가]

사람은 언제 어디에서나 행복하고 평안하기를 원하며 생활이 순탄하기를 바란다. 일기 기후를 비롯한 자연현상, 사람의 생김새, 살아가면서 마주하게 되는 여러 현상들이 ‘나’에게 복을 주고 좋은 결과로 나타나기를 소망한다. 길조어는 이러한 ‘나’의 희망이 자연과 인위적인 여러 현상을 통해서 좋은 조짐을 보이는 것으로 믿는 속신의 한 모습을 담고 있다.

길조어 속에는 자연이나 일상의 여러 모습들을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려는 민중들의 태도가 담겨 있다. 때로 좋지 않게 보이는 것들이 사실은 좋은 징조라는 것을 암암리에 믿게 하여 부정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삶의 태도를 갖게 한다는 면에서 우리 민족의 민족성을 엿볼 수 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