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8016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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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孝心 |
영어음역 | Baemnaegol Dallaeui Hyosim |
영어의미역 | Dallae's Filial Love in Baemnaegol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전라북도 고창군 성송면 괴치리 사천마을 뱀내골 |
집필자 | 손앵화 |
성격 | 설화|지명 유래담|효행담|보은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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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등장인물 | 달래|아버지|백수노인|젊은이|백발노인|뱀|구렁이 |
관련지명 | 성송면 괴치면 사천마을 뱀내골 |
모티프 유형 | 아버지의 병을 고친 효녀 |
[정의]
전라북도 고창군 성송면 괴치리 사천마을 뱀내골에서 달래의 효심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뱀내골 달래의 효심」은 고창군 성송면 괴치리에 살던 달래라는 여자 아이의 지극한 효심이 하늘을 감동시켜 마침내 아버지의 병을 고치게 되었다는 효행담이자, 마을의 냇물이 뱀내[蛇川]라는 지명을 갖게 되었다는 지명 유래담이다. 이야기의 뒷부분에 뱀내골의 지명 유래에 대한 다른 일설을 함께 소개하고 있다. 거기에서는 달래가 아닌 한 젊은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자신의 병을 고치기 위해 냇가의 버드나무 밑을 파서 뱀을 찾지만 백발노인이 일러준 바를 행하지 않아 결국 죽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채록/수집상황]
1992년 고창군지편찬위원회에서 간행한 『고창군지』에 수록되어 있다.
[내용]
성송면 괴치리 뱀내골에는 먼 옛날부터 이러한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이 마을에는 늙은 아버지와 이제 열두 살밖에 되지 않은 달래라는 딸이 살고 있었다. 소녀의 늙은 아버지는 무서운 병에 걸려 앓고 있었다. 이 어린 소녀는 아버지의 병을 낫게 하려고 마을을 돌아다니며 여러 가지 궂은일을 하면서 봉양했지만 아버지의 병은 좀처럼 낫지 않았다. 억척스런 달래의 효심을 알게 된 마을 사람들은 불쌍히 여기면서 함께 걱정을 해 주었다. 그렇지만 달래의 아버지는 음식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죽는 날만 기다리는 안타까운 신세가 되었다. 그래서 달래는 이른 새벽마다 마을 위에 있는 절에 가서 “부처님, 우리 아버지의 병을 낫게 해 주셔요.” 하고 두 손을 모아 불공을 드렸다.
이러한 달래를 보고 마을 사람들은 보기 드문 효녀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밤이었다. 아버지의 땀을 식혀 드리려고 부채질을 하고 있었는데 달래의 눈앞에 갑자기 수염이 하얀 노인이 나타났다. 기다란 지팡이를 짚고 선 그 노인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얘, 달래야! 너의 아버지의 병은 아무리 좋은 약을 써도 소용이 없느니라.” 그러자 달래는 “아니, 그런데 할아버지는 누구셔요?” 하고 물었다.
할아버지는 달래의 말에는 대꾸도 하지 않고 입가에 엷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 “만일 내가 알려 준 대로 하지 않으면 너의 아버지는 영영 살지 못할 것이니라. 지금 당장 윗마을 냇가 버드나무 밑을 파고 그곳에 있는 뱀 알을 주어다가 아버지에게 끓여 먹이도록 하여라.” 그리고는 노인은 연기처럼 사라졌다.
달래는 그 할아버지를 붙잡고 더 물어보려고 버둥대다가 잠에서 깨어났다. 달래가 부채질을 하다가 그만 깜박 졸았던 것이다. 달래의 아버지는 계속 땀을 흘리면서 죽은 사람처럼 눈을 감고 있었다. 달래는 정신을 가다듬고 방금 알려 준 할아버지의 말대로 어둠을 헤치고 일어섰다. 괭이와 바구니를 들고 윗마을 냇가를 찾아갔다. 냇가에는 금방이라도 도깨비가 나올만한 상엿집이 있었다. 달래는 오금이 저리고 으스스 몸이 떨렸지만 이를 참고 조심스럽게 상엿집을 지났다. 냇가에는 여름 밤바람에 버드나무 이파리가 곱게 흔들리고 있었다.
달래는 버드나무 밑을 파기 시작했다. “이곳에 과연 뱀 알이 있을까?” 달래는 아버지를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괭이를 움직였다. 얼마나 파 들어갔을까. 난데없이 뱀이 꿈틀거리더니 마구 쏟아져 나왔다. 달래는 그만 무서움에 깜박 정신을 잃고 말았다. 얼마 후에 정신을 차린 달래의 발밑에 새하얀 뱀 알이 놓여 있었다. 달래는 조심스럽게 뱀 알을 바구니에 주워 담았다. 그리고 그 길로 달려와서 뱀 알을 끓여서 아버지에게 드렸다. 아니나 다를까 신통하게도 아버지의 병은 씻은 듯이 나았다. 달래의 갸륵한 효심에 감동한 신령이 나타나 달래의 아버지를 살린 것이다.
그러나 이를 어찌하랴. 날이 새자 그날부터 냇가에는 온통 뱀으로 가득 찼다. 달래가 파 놓은 버드나무 밑에서 나온 뱀들이 냇물을 휘젓고 다니는 것이었다. 그날 저녁 달래는 꿈을 꾸었다. 아버지를 모시고 절에 가는데 뜻밖에 커다란 구렁이가 길을 가로막았다. “아가씨, 고맙습니다. 우리 식구들이 굶어서 죽을 뻔했는데 아가씨 덕분에 살게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꾸벅 절을 하며 구렁이가 고마워했다. 꿈을 깬 달래는 아버지에게 꿈 이야기를 해드렸더니 아버지도 같은 꿈을 꾸었다는 것이다. 그 뒤로 달래와 아버지는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이때부터 이 냇물을 뱀내라고 불렀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이 냇물을 마시면 병이 낫는다고 하여 요즈음도 이 냇물을 마시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다른 일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이야기도 전해 온다. 옛날 상리마을에 사는 한 젊은이가 이름 모를 병에 걸렸다. 그 사람 병은 점점 악화되어 갔다. 집안 식구들은 백방으로 약을 썼으나 낫지 않아서 언제나 울음으로 나날을 보냈다. 그러던 차에 저녁 미음을 먹고 젊은이가 잠을 자고 있는데 꿈속에 백발을 한 노인이 나타나서 “여보게 젊은이, 자네 병은 아무리 좋은 약을 먹어도 효과가 없을 터이니 내가 일러준 대로 하게나. 지금 마을 앞 냇가의 큰 버드나무 밑을 파면 황색을 띤 작은 뱀이 있을 것이니 그것을 잡아먹게나. 그것을 죽이지 말고 생것으로 먹으면 틀림없이 병이 나을 것이네.” 하고 어디론가 사라지는 것이었다.
젊은이는 그 노인이 일러준 대로 냇가 버드나무 밑에 가서 파보니 과연 황구렁이가 있었다. 젊은이는 그것을 잡아서 생채로 먹으려 했으나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냇물에 그냥 버렸다. 그런데 젊은이가 황구렁이를 냇물에 던진 순간 냇물에는 황색을 띤 뱀들이 득실거렸다고 한다. 젊은이는 깜짝 놀라서 집으로 돌아와 힘없이 쓰러지며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그 뒤 마을 사람들은 병에 걸려 그곳에 가서 뱀을 잡아 먹으면 병이 씻은 듯이 나았다고 한다. 지금은 자그만 도랑으로 변했으며, 새마을사업으로 그 옛날의 냇물은 찾을 수 없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뱀내골 달래의 효심」의 주요 모티프는 ‘아버지의 병을 고친 효녀’이다. 낳아 주고 길러 준 부모의 은혜에 보답하는 효는 인륜의 근본으로 여겨져 왔다. 그런 사회 문화적 배경에서 효행담은 아름다운 미담으로 여러 문헌에 전해 내려온다. 특히 궁핍한 민중의 삶 속에서 효자와 효녀의 헌신적인 효행은 하늘을 감동시켜 이적으로 보상된다. 「뱀내골 달래의 효심」에서는 하얀 수염의 노인이 나타나 달래에게 아버지의 병을 치유하는 방법을 일러준다. 「뱀내골 달래의 효심」은 뱀내라는 증거물이 현존한다는 점에서 전설 중에서도 지명 유래담에 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