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1424년 전라북도 고창군 고수면 은사리에 있는 문수사에서 개판된 선(禪) 수행서.

[개설]

『영가진각선사증도가(永嘉眞覺禪師證道歌)』의 정확한 이름은 『남명천송영가증도가(南明泉頌永嘉證道歌)』이다. 1239년(고종 26)에 간행된 주자본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를 1424년에 번각, 인출한 책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유통된 선 수행의 지침서이다.

『남명천화상송증도가』는 당나라의 진각선사(眞覺禪師) 현각(玄覺)이 지은 「증도가(證道歌)」의 각 구절 끝에 송나라의 남명선사(南明禪師) 법천(法泉)이 7자 3구씩 총 320편을 읊어 붙여 증도(證道)의 깊은 뜻을 보다 구체적으로 밝힌 책이다.

현각은 절강성 영가(永嘉) 사람으로, 시호는 진각이다. 어려서 출가하여 불전을 두루 읽었으며, 천태종의 지관법문(止觀法問)에 정통하였다. 그 후 좌계책선사와 함께 조계에 이르러 육조선사 혜능(慧能)을 친견하고 하룻밤에 깨달았는데, 이 때 일숙각(一宿覺)이란 호를 얻게 되었다. 법천의 호는 불혜(佛慧), 속성은 시씨(時氏)이다.

『남명천송영가증도가』는 1089년(선종 6) 보제사의 요오(了悟)가 사문 소충(紹忠), 선경(善慶) 등과 함께 발원하여 문종 비와 숭화궁주(崇化宮主) 김씨 등의 시주를 받아서 간행하기도 하였다.

[서지적 상황]

1424(세종 6) 문수사에서 개판된 것으로 고려 시대 주자본을 목판본으로 중판한 책이다. 이 판본은 고려대학교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한편, 전라남도 영광에 있는 불갑사의 불상 복장에서 『영가진각선사증도가』가 발견되었는데, 이 책에는 간기 면이 보이지 않으나 문수사에서 개판된 판본과 동일한 판본임이 확인되었다. 본서의 저본은 고려대학교 도서관 소장본이다.

[형태]

1책의 목활자본이다. 표제는 ‘영가진각선사증도가(永嘉眞覺禪師證道歌)’이며, 책 속에 보이는 서제는 ‘남명천송영가증도가(南明泉頌永嘉證道歌)’라고 쓰여 있다. 무계(無界)이며, 상하 단변(上下單邊)으로 어미는 상흑어미(上黑魚尾)이다. 반곽 크기는 가로가 11.3㎝, 세로는 16.0㎝이다. 행수는 10행, 한 행의 자수는 19자이다.

[구성/내용]

「증도가」는 매우 넓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데, 부처의 이치와 선의 견해가 있고, 도를 구하는 요결이 있으며, 선종의 전등사가 있다. 「증도가」라는 이름은 아마 뒷사람이 붙인 것 같은데, 바로 돈황까지 전해져서 「선문요결」이란 제목이 붙여진 것과 마찬가지이다. 전체 시는 개인적 깨달음의 경험을 가지고 수도하는 사람들에게 권고를 제시한 것이다.

현각은 깨달음에 대하여 “그대는 보지 못하는가, 공부를 끊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한가한 도인은 망상을 제거하지도 않고 참을 구하지도 않는다. 무명의 실다운 성은 곧 불성이고, 허깨비 빈 몸은 곧 법신이다. 법신이 아무것도 없음을 깨달으면 본원자성이 천진 부처이다. 5음은 떠다니는 구름처럼 공허하게 가고 오며, 3독은 물거품처럼 공허하게 출몰한다. 실상을 증득하면 사람도 법도 없고 찰나 간에 아비지옥에 떨어질 업도 소멸된다. 만약 망령된 말로 중생을 속이면 스스로 수많은 겁 동안 발설지옥에 떨어지리라.”라고 노래하고 있다

[의의와 평가]

『영가진각선사증도가』는 고려의 금속 주자로 간행된 책을 목판으로 간행하면서 주자로 간행된 특징을 그대로 살리고 있는 특이한 형태를 갖추고 있다. 고려 시대의 금속 활자에 대하여 중요한 소식을 전해 주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