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전라남도 순천에서 죽은 이의 영혼을 천도하는 ‘오구굿’에서 불리는 서사무가

[채록/수집 상황]

「오구풀이」는 1992년 발행된 『순천시사』에 필사본 자료 1편, 1997년 발행된 『순천시사』2-문화·예술편에 1편이 수록되어 있다. 또한, 1998년 발행된 『씻김굿무가』에 박경자, 김수정, 이임순이 가창한 창본 자료 3편과 박경자, 박영순 소장 필사본 자료 2편, 2000년 발행된 『순천시의 문화유적』Ⅱ-옛 승주군을 중심으로에 이임순 창본 1편이 수록돼 있다.

[구성 및 형식]

「오구풀이」는 일곱 번째 딸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버려진 바리데기가 약물을 구해와 죽은 아버지를 살려낸다는 내용이다. 순천 지역의 ‘오구굿’은 ‘오구풀이-오구실 당기기-염불-천근소리’로 이루어져 있다. 바리데기 오구신을 청배[무당굿에서, 신령이나 굿하는 집안의 조상의 혼령을 불러 모시는 일]한 후에 망자[죽은 자]의 저승 천도(天道)를 비는 순서대로 진행된다.

[내용]

천지개벽 초에 단조대왕이 생기시며 태백산 치국이요

교로왕이 생기실 적에 또 한 산이 생기시며

삼각산 앉어놓고 뜰아래 장유수난 동지살을 막아 있고

오구시왕님의 본을 받고 오구시왕님의 안철 받세

오구시왕님 본일랑은 그 어디가 본이라 허시던구나

황황골골 운산이 오구시왕님네 본이라 허시던구나

청학백학은 봉문지 봉문수 삼하대길이라 하올 적에

뜰아래 장유수난 흔연히 흘러가옵고

노가지 상남기는 반공에 솟아 있고 청학백학도 쌍쌍이도 날아들 적

옥황선관 선유하여 만고충신 제신들은 원내안에다가 잔치를 붙이실 적에

맛좋은 광하수며 천일주 백일주 각색안주를 갖추어

약주삼잔 건낸 후에 만고충신 제신들은 이러한 좋은 잔치 왔다가

무슨 연혼이나 얻고 가세 오구시왕님네 연혼이나 불러봅시다

신하들이 왕[바리데기의 아버지]에게 결혼을 권유하는 「오구풀이」의 초입에서 보듯이 순천 지역의 「오구풀이」는 서사적 짜임새가 뛰어난데, 바리데기의 출생과 기아(棄兒), 부친의 득병[병이 생김]과 바리데기가 약을 구하는 노정, 부친의 재생과 신직(神職) 부여 순으로 내용이 펼쳐진다.

[의의와 평가]

순천의 「오구풀이」는 전라남도의 다른 지역 자료에 비해 공식적 표현이 발달한 편이다. 특히 바리데기 부모의 혼인 과정과 신행길 장면, 임신과 태교, 기자(祈子) 정성, 바리데기의 구약(求藥) 노정 등에서 공식적 표현이 두드러진다. 각종 깃발과 악대, 행렬의 무리 등이 묘사된 신행길 장면은 판소리 「춘향가」에서 신관사또 부임행차를 묘사한 「신연맞이」 대목과 흡사하다. 그뿐만 아니라 순천 지역 「오구풀이」는 고소설처럼 표현이 우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