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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801591
한자 喪禮
영어음역 Sangnye
영어의미역 Funerary Practice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지역 전라북도 고창군
집필자 황금희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의례

[정의]

전라북도 고창 지역에서 사람이 죽은 후 장사 지내는 예법.

[개설]

상례는 죽은 사람을 장사 지낼 때 수반되는 의례이다. 죽음을 현실로 수용하는 초종례부터 시신을 처리하는 습과 염의 의례, 죽은 자를 저승으로 보내는 발인과 매장에 따르는 의례, 상주들이 현실 사회로 복귀하는 매장 후부터 탈상까지의 과정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고창군에서 행해지는 전통적인 상례는 임종(臨終)→ 수시(收屍)→ 초혼(招魂)→ 발상(發喪)→ 염습(殮襲)→ 성복(成服)→ 발인(發靷)→ 우제(虞祭)→ 담제(禫祭)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연원 및 변천]

고창 지역에서 널리 행해진 유교식 상례는 도암(陶庵) 이재(李縡)[1680~1746]가 쓴 『사례편람(四禮便覧)』 등과 같은 유교 예법서들의 규정에 따라 행하여 왔다. 그러던 것이 1970년대로 들어서면서 새마을운동과 「가정의례준칙」으로 상례 규범이 간소화되었다. 이후에도 사회·경제·문화적 여건의 변화로 상례의 여러 의례들이 통폐합되는 등 축소되었다.

또한 상복의 착용 문제나 상례 실행의 많은 부분을 대행하는 장의사라는 전문 직업이 생겨나고, 장례식장과 병원[영안실]을 이용하면서 집집마다 예법이 달라서 ‘가가례(家家禮)’로 통칭되던 지역별·문중별 다양성을 지니던 방식이 전국적으로 규격화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장례 기간도 3년 상은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고, 탈상의 시기도 다양화되어서 삼우제를 지내고 하거나 사십구재(四十九齋)나 백일재 이후에 하기도 한다.

상복 역시 이전에는 오복 제도에 따라 복인들이 입는 상복의 재질이나 봉제법이 각기 달라서 복잡했지만 오늘날에는 두건이나 광목으로 두루마기와 띠 정도만 갖춘다. 이것 역시 손수 만들지 않고 장례업체의 기성복을 사서 쓰게 되었다. 또한 집안에서 임종을 맞이하던 전통 사회에서는 초상이 나면 상가를 중심으로 가족과 친족, 마을 사람들이 함께 모여 큰일을 치렀다. 그래서 초상에 대비하여 마을마다 상포계를 운영하여 일손을 도왔으나 지금은 대부분 부조로 대신하고 있다.

[절차]

1. 초종례(初終禮)

초종례는 운명한 후 습렴(襲殮)하기 전까지의 절차를 말한다.

1) 임종: 환자의 병세가 위독하여 운명할 기미가 보이면 큰방으로 옮겨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히고, 머리를 북쪽으로 향하게 눕힌다. 환자의 코밑에 새 솜을 놓아서 그 움직임을 보고 죽음을 확인하는데, 죽음이 확인되면 자손들은 곡을 한다.

2) 수시: 수시란 시신의 머리와 손발을 바로잡는 것을 말하는데, 임종이 확인되면 사체를 바르게 하고 양쪽 엄지손가락을 삼끈으로 묶어서 연결시켜 시신을 바르게 한다. 그리고 일곱 군데로 시신을 묶은 다음 머리를 얇은 옷으로 괴고 칠성판 위에 올려놓은 뒤 홑이불로 머리까지 덮어 놓는다.

3) 고복(皐復): 고복은 망인의 혼이 돌아오도록 부르는 의식으로 초혼이라고도 한다. 가족 중에 한 사람이 마당에 나가 망인의 주소와 이름을 부르면서 “복, 복, 복” 하고 큰 소리로 세 번 외친 다음 적삼을 지붕 위에 던진다. 수시와 초혼은 거의 동시에 한다. 초혼이 끝나면 머리를 풀고 곡을 한다.

4) 사자상(使者床): 사자상은 망인을 저승까지 인도하는 저승사자를 위하여 차리는 상인데, 밥과 짚신 세 켤레, 돈, 담배, 술 등을 차려 놓는다. 또 망자가 입던 옷까지 내어 놓는다.

5) 상주(喪主)·호상(護喪)·부고(訃告): 수시·고복 등의 절차가 끝나면 이어서 상주를 세우는데, 부모상일 경우 장자가, 장자가 없으면 장손이 상주가 된다. 아들이 죽었을 경우에는 아버지가, 아내가 죽었을 경우에는 남편이 상주가 된다. 호상은 친척 또는 친지 중에서 상례에 밝고 경험이 많은 사람을 선정한다. 부고의 발송, 조문객의 안내, 부의록의 작성, 금품의 출납 등 상례 일체를 주관하게 된다. 호상이 결정되면 부고를 발송하는데, 부고를 받은 집에서는 그것을 집안에 들이지 않고 화장실 입구나 대문 밖에 보관한다.

2. 습(襲)과 염(殮)

1) 습: 망인을 목욕시키고 수의로 갈아입히는 절차가 습인데, 시신은 향물로 씻긴다. 목욕이 끝나면 수의를 입히고, 반함(飯含)을 한다. 반함은 물에 불린 쌀을 버드나무 수저로 세 번 입에 떠 넣는 것을 말하며, 망자가 저승에서 사용할 돈과 곡식이라고 한다. 반함이 끝나면 시신 앞에 병풍을 치고 상을 차려 놓는다.

2) 염: 습이 끝나면 염을 한다. 염은 습한 시신을 싸서 묶는 소렴과 이를 입관하는 대렴으로 나누어진다.

3. 혼백(魂帛)·명정(銘旌)·만사(輓詞)

1) 혼백: 소렴이 끝나면 영좌를 설치하고 혼백을 모신다. 혼백은 신주를 만들기 전 마포나 백지로 접어서 만드는 임시 신위로 망인의 사진으로 대신하기도 한다.

2) 명정: 시신이 있는 남쪽에 횃대를 마련하여 명정과 공포(功布)를 걸어 놓는다. 명정은 붉은 천에 흰 글씨를 쓴 고인의 명찰이라고 볼 수 있으며, 하관시에 관 위에 덮어서 묻는다. 공포는 상여의 길잡이가 끝나면 하관할 때 관위에 묻은 흙 등을 닦는데 사용한다.

3) 만사: 만사는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는 시를 쓴 흰 천이다. 예를 들면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 ‘인간사여부운(人間事如浮雲)’, ‘별유천지비인간(別有天地非人間)’ 등의 글귀를 쓴다.

4. 성복·문상(問喪)·철야(徹夜)

1) 성복: 입관을 하고 나면 상주를 비롯한 자식들이 각자 복제(服制)에 따라 상복을 입는다. 상복은 남자는 머리에 두건과 굴건을 쓰고 그 위에 저고리를 입고 허리띠를 매고 짚신을 신고 행전을 찬다. 일 년 이상 복을 입는 사람은 지팡이를 짚는데 부친상일 경우에는 속이 빈 대[竹]나무를, 모친상일 경우에는 속이 찬 오동나무나 버드나무로 지팡이를 만든다.

2) 문상: 성복을 하고 제청이 마련되면 조문객을 맞는다. 조상은 남자가 죽은 상에 인사하는 것이고, 문상은 여자가 죽은 상에 인사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성복 이전에는 조상 조문을 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구분 없이 한다.

3) 철야: 출상 전날 밤 마을 사람들이 모인 가운데 빈 상여놀이를 하는데, 상여를 매는 사람들이 발을 맞추는 예행연습이기도 하다. 또 상주를 위로하는 놀이를 벌이면서 밤을 지새운다. 윷놀이도 전날 밤에 한다. 고창 지역에서는 독경하는 사람을 청해 망자를 위한 중복경, 해원경, 지로경 등을 읽어준다.

5. 발인·노제(路祭)

1) 발인: 유해가 장지를 향하여 집을 떠나는 절차를 발인이라고 한다. 방안에서 관을 밖으로 내갈 때 관을 들고 관머리로 방의 네 구석에 인사를 하며 “복, 복, 복”하고 소리친 후 관머리부터 밖으로 내온다. 관이 방 밖으로 나올 때 문턱 위에 놓인 바가지를 깨고 떠놓은 물과 엎드린 자식을 넘어간다. 그런 다음 관을 상여 위에 올려놓고 발인제를 지낸다. 발인제가 끝나면 상여꾼들이 상여를 메고 집을 떠난다. 행렬은 대략 명정→ 만사지(輓詞紙)→ 공포→혼백 → 소리꾼→ 상여→ 유족→ 조객 순이다.

2) 노제: 상여가 마을을 떠나기 전에 다시 한 번 마을을 하직하는 인사로 제를 지낸다. 이것을 ‘거리제’라고도 한다. 노제는 마을 입구나 좀 떨어진 적당한 장소에 상여를 내려놓은 다음 제물을 차리고 상주부터 순서대로 잔을 올린다. 노제를 지내면 안 상주들은 더 이상 따라가지 못한다.

6. 하관(下官)·평토제(平土祭)·반곡(反哭)

1) 하관: 상여가 장지에 도착하면 연구를 모시고 주과포혜로써 전을 올린다. 하관할 때는 상주와 복인은 곡을 그친다.

2) 평토제: 광중에 흙을 채우면 산신제를 지내고 신주에 글씨를 쓴다. 신주가 완성되면 평토제를 지낸다.

3) 반곡: 상주를 비롯한 사람들이 영거를 모시고 곡을 하면서 상여가 오던 길을 따라 돌아가는 것을 말한다. 집에 돌아와 영좌에 모신 후에 조상한다.

7. 우제·졸곡제(卒哭祭)

1) 우제: 망인의 시신을 땅에 매장하였으므로 그의 혼이 방황할 것을 염려하여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지내는 제사이다. 초우제, 재우제, 삼우제로 나누어 지낸다.

2) 졸곡제: 졸곡제는 무시로 하던 곡을 그친다는 뜻이다. 초상 후 석 달이 지난 강일(剛日)에 지내며, 제사 의식은 삼우제와 같다. 그러나 졸곡제 후에도 조석으로 밥과 국 등 상식을 영호에 올리면서 곡을 한다.

8. 소상(小祥)과 대상(大祥)

1) 소상: 초상이 난 뒤 만 1년이 되는 날 지내는 제사를 ‘소상’이라고 한다.

2) 대상: 초상 후 만 2년이 되는 기일(忌日)에 지내는 제사이다. 대상이 끝나면 영호를 폐하고, 신주는 가묘에 안치한 다음 상장(喪杖)도 태운다. 이로써 3년 상을 벗는다. 아버지가 살아 계시는 경우의 모친상에는 초상부터 11개월 만에 소상을 지내고, 초기일에 대상을 지내며, 15개월 만에 담제를 지낸다.

9. 담제·길제(吉祭)

1) 담제: 담제는 대상 후 2개월이 되는 달에서 정일(丁日)이나 해일(亥日)을 택하여 지낸다. 복을 다 벗는 제사이며 탈상(脫喪)이라고 한다. 이 제사가 끝나야만 비로소 술을 마시고 고기를 먹을 수 있다. 요즈음은 담제라는 명칭조차 모르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이다.

2) 길제: 길제는 담제를 지낸 1개월 후 정일이나 해일에 지내며, 사당을 신주로 고쳐 쓰기 위해 지내는 제사이다. 길제 후에는 상주가 내실에 들어가는 것이 허용되며, 이후에는 집안 제사로 모시게 된다.

[생활민속적 관련사항]

예전에는 초상이 나면 상가를 중심으로 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상례를 치렀다. 가족의 범위를 넘어 친족 집단과 이웃들이 나서서 상례의 여러 절차에 수반되는 필요한 일들, 예를 들면 상장제구 준비, 상복 만들기, 상여 매기, 조문객 접대, 장지를 조성하는 산역(山役) 등의 일을 처리해 준다.

이런 일은 혼자서 치루지 못하므로 평소에 상포계라는 계 조직을 운영해 왔으며, 이것은 마을 안에서 뿐만 아니라 이웃 마을 사람들까지 확대하여 조직되는 경우도 많았다. 마을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으나 집집마다 연중 3~5말 정도의 쌀을 적립하여 초상에 대비하였다. 또한 곡식으로 기금을 마련하는 것 외에도 마을에서 공동으로 사용하는 상여를 빌려 주고 산역을 도왔다.

현재 고창 지역에서는 무장면 만화리, 성송면 사내리, 심원면 고전리 등에서 이러한 상조계가 운영되고 있으나 장례 대행업체의 출현으로 점차 그 역할이 줄어드는 실정이다. 따라서 마을 밖에 두었던 상여를 보관해 두던 상여집도 사라지고 앞소리를 매기는 사람도 사라졌다. 다만 일부 마을에서는 드물지만 상주가 원하면 아직도 상여를 매기도 한다.

[현황]

오늘날 상장례의 대표적인 변화로는 임종의 장소가 집이 아니라 병원으로 바뀜에 따라 장례를 치르는 장소도 장례식장이 되어 마을에서 치상을 치르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이다. 전문 장의사가 수시부터 매장까지의 일을 전담하다시피 하지만, 제를 지내고 축문을 읽는 것은 여전히 상주가 맡아서 하고 있다. 상복도 대여를 하거나 기성복을 사서 입는다. 서양 문화의 영향을 받아 흰색 상복이 아닌 남자는 검은색 양복을 입고, 여자 역시 검정색 한복을 입기도 한다. 장례 절차도 간략해지고 탈상도 빨라지고 있다.

전통 상례는 종교의 영향을 받아 변화하였다. 불교 신자들은 장례 후 가정이 아닌 절에 위패를 모시고 49재를 지낸다. 또한 무속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중복경(重服經)」, 「해원경(解怨經)」, 「지로경(指路經)」 등을 읽어주는 독경을 한다. 기독교에서는 담임 목사가 상례 일체를 주관해 주고, 반혼제 대신 추도 예배로 상례 절차를 마무리한다. 따라서 현대의 상례는 유교식 전통 상례와 기타 종교 의식이 혼합되어 치러지는 경향이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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