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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 월력으로 본 1년 열두 달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8A010602
지역 전라북도 고창군 신림면 가평리 가평마을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서해숙

신림면 가평리 가평마을 사람들은 마을 주변에 넓은 들판이 있어 모두가 바쁜 1년 열두 달을 보내고 있다. 물론 한겨울에는 대부분 농사일을 하지 않고 휴식을 취하지만, 간혹 품을 팔러 다니는 사람도 있고, 기계의 힘을 빌려서 농사를 보다 쉽게 경작할 수 있게 되면서 부지런한 사람들은 겨울에도 땅을 일군다. 여느 마을처럼 가평마을도 고령자가 많아지면서 예전보다는 농사짓는 이들이 많이 줄어들었으나, 마을 사람들이 비교적 근면하여 80세가 된 사람들도 기꺼이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고 있다.

가평마을 사람들은 양력으로 2월부터 3월까지 여러 가지 일을 한다. 주로 마을 근처 인삼밭에서 풀을 메고 인삼을 심는 일을 하는데, 이 일이 끝나면 해리면아산면까지 가서 일을 거들어 주면서 생활비를 번다. 이 무렵 못자리를 준비하는데, 모는 농협에서 직접 씨앗을 주거나 집 안에서 보관한 것으로 한다. 모 준비가 끝나면 밭갈이, 논갈이를 하게 된다. 마을 사람들은 인삼밭에 다니면서 틈틈이 밭갈이, 논갈이, 못자리를 준비하기도 한다.

또한 이 무렵에 고추 모종을 한다. 고추 모종은 특수 작물을 하는 사람들에게서 사 오는데, 젊은 사람들은 2,000포기까지 사와서 심지만 고령자들은 많아야 500포기 정도 심는다. 1포기가 대략 100원으로, 500포기면 5만 원이 들어간다. 마을 사람들이 필요한 만큼 주문하면 파는 사람들이 알아서 마을로 가져다준다. 고추는 수시로 수확하는 것이라 부지런한 만큼 많은 양을 수확할 수 있다고 한다. 고추 모종 외에 감자, 호박, 토란 등도 심는다.

양력 4월부터 5월까지는 한 해 동안 가장 바쁜 시기다. 가장 큰 일이 모를 심는 일이다. 근래에는 이앙기로 하는데, 신림면에 이앙기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에게 부탁하고 사전에 날을 받아 놓는다. 모를 심기 위한 물은 마을 이장과 협의해서 날을 받으며, 윗논에 이어 아랫논으로 순차적으로 댄다. 이러한 모심기는 하지 안에 모두 끝낸다. 이렇게 모를 심는 것 외에 메주콩, 팥, 땅콩, 고구마 등을 심는다.

양력 6월부터 7월까지는 논두렁의 풀을 베거나 논을 매며 농약을 친다. 이는 두 달간 지속적으로 반복해서 진행된다. 과거에는 고생하는 일꾼들을 위해 술을 내어 잔치를 베풀어 주었으나 지금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양력 8월이 되면 이른 감자를 캐거나 김장을 위한 배추를 심어서 11월 초나 말에 수확한다. 그리고 양력 9월이 되면 늦은 감자를 캐거나 땅콩, 콩, 고추, 고구마 등을 수확한다. 고추는 양력 7월부터 서리 오기 전까지 계속해서 수확한다.

양력 10월이 되면 기계를 동원하여 벼를 수확한다. 가평마을에서는 대략 10월 중순경이면 모든 벼를 수확한다. 차순임[1927년생] 씨의 경우 보통 벼를 수확하기까지 농약값을 포함하여 여섯 마지기[약 3967m²]에 180여만 원이 소요된다고 하였다. 이러한 경비를 포함하여 논농사를 지어서 벌어들인 수입은 3백만 원 남짓이라고 한다. 한 해 동안 고생한 수고로움을 생각하면 박절한 금액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벼를 수확한 뒤에는 미나리를 심어 그 다음 해 양력 3월에 수확한다. 이외에도 쪽파, 양파, 가락파, 마늘, 생강 등을 심어서 다음 해 2~3월에 수확한다.

양력 11월부터 다음 해 1월까지는 비교적 한가롭다. 12월경에는 김장을 담가 한겨울 내내 먹거나 자식들에게 주기도 한다.

[정보제공]

  • •  차순임(여, 1927년생, 신림면 가평리 가평마을 주민)
  • •  고남규(남, 1934년생, 신림면 가평리 가평마을 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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