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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800046
한자 言語
영어음역 Eoneo
영어의미역 Language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언어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지역 전라북도 고창군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주경미

[정의]

전라북도 고창 지역에서 쓰이는 특이한 단어나 언어적 현상.

[개설]

한 언어에 속하면서 특정 지역에서 특정한 음운적·형태적·어휘적 속성을 보이며 쓰이는 언어를 방언, 또는 지역어라고 한다. 다시 말하면 방언이란 공통어나 표준어와는 다른 어떤 지역만의 특유한 단어나 언어 사용법을 말한다. 보통 사투리라고도 불리나, 이 단어는 규범적인 면에서 다소 비하된 개념이므로 언어학 용어로는 쓰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이에 비해 언어학적 방언이란 한 언어가 분지적으로 발달하여 몇몇 개의 지역적으로 다른 언어 체계로 분화되었을 때 그 체계 전체를 가리키는 말이다. 2000년대로 들어서서는 ‘방언’이라는 단어도 중심부를 벗어난 언어라는 의미를 갖는다 하여 ‘지역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고창 지역의 언어는 방언적 구획으로 볼 때 서남 방언에 속하면서 전라북도 방언권에 속한다. 따라서 전라북도 방언의 특성을 보여 주고 있다. 그러나 남쪽으로는 전라남도 영광군과 접하고 있고, 실제로 무장면의 경우는 행정구역적으로도 전라남도 권에 속해 있었던 지역으로 전라남도 방언의 요소가 나타나기도 한다. 어업과 관련된 어휘 중에는 전라남도나 충청남도와의 해양 교류가 있어서 이 지역의 방언적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고창 방언의 특징]

1. 음운적 특징

고창 방언의 모음은 세대별로 차이를 갖는다. 단모음에서 70대 이상의 노년층 세대는 ‘이, 에, 애, 위, 외, 으, 어, 아, 우, 오’ 등 10모음 체계인데 비해 60대는 단모음 ‘위, 외’가 없는 8모음 체계이고, 50대 이하 세대는 단모음 ‘위, 외’도 없고 ‘에’와 ‘애’가 통합된 ‘이, 애, 으, 어, 아, 우, 오’ 등 7모음 체계를 갖는다. ‘ㅔ’와 ‘ㅐ’의 구별이 없어지면서 중화되는 현상은 국어 전반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중 모음에서는 ‘ㅖ’와 ‘ㅒ’가 구별되지 못하여 사용되고 있고, ‘ㅢ’는 ‘ㅡ’나 ‘ㅣ’로 나타난다. ‘ㅘ’도 자음 뒤에 올 때는 ‘ㅏ’로 나타난다.

고창 방언의 자음은 서남 방언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ㄱ, ㄴ, ㄷ, ㄹ, ㅁ, ㅂ, ㅅ, ㅇ, ㅈ, ㅊ, ㅋ, ㅌ, ㅍ, ㅎ, ㄲ, ㄸ, ㅃ, ㅆ, ㅉ’ 등 19개를 인정할 수 있다. 이 가운데 ‘ㄱ, ㄴ, ㄷ, ㄹ, ㅁ, ㅂ, ㅇ’ 등 7개만이 음절말 위치에서 실현된다. 폐쇄음 ‘ㄱ, ㄷ, ㅂ’이 ‘ㅎ’과 결합하여 ‘ㅋ, ㅌ, ㅍ’이 되는 유기음화 현상은 자연스럽게 나타난다. 또한 음절말의 폐쇄음 다음에 오는 장애음[ㄱ, ㄷ, ㅂ, ㅅ, ㅈ] 들이 된소리로 바뀌는 경음화 현상도 자연스럽게 나타난다. 이러한 음운 현상 역시 국어 전반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음장의 차이에 따라 단어의 의미가 구분되고 있어, 음장이 초분절음소로서의 자격을 갖고 있다[밤[夜]/밤:(栗), 눈[眼]/눈:(雪) 등].

음운 변화로서는 ‘ㅣ’모음 역행동화 현상[아기→애기, 어미→에미, 나락이→나래기, 지팡이→지팽이 등]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고, 구개음화 현상은 t구개음화뿐만 아니라 k구개음화와 h구개음화도 함께 나타난다[같이→가치, 길→질, 기름→지름, 형님→성님 등]. 어말자음군을 가진 단어들의 음운 탈락에서 어말에 ‘ㄺ, ㄻ, ㄼ, ㄿ’을 가진 단어들은 자음으로 시작되는 어미 앞에서 ‘ㄹ’이 탈락하였다[밝고→박꼬, 삶고→삼꼬, 읊지→읍찌, 밟고→밥꼬 등]. 이유를 나타내는 어미 ‘-으니까’는 모두 ‘-응개’로 변화하여 쓰인다.

2. 문법적 특징

2인칭 대명사 ‘너’에 관형격 조사 ‘-의’가 결합이 되면 ‘니’로 나타나는데, 이는 ‘네’의 ‘ㅔ’가 고모음화를 겪어서 변화한 것이다. 2인칭 복수대명사 ‘너희’도 ‘느:그’로 나타난다. ‘저 아이’의 준말인 ‘쟤’는 ‘자:’로 나타난다. 재귀대명사 ‘자기’는 ‘지:’로 나타난다.

격조사의 쓰임에서는 여격 조사 ‘-보고, -더러’ 대신에 ‘-에게다’가 쓰인다. 공동격조사로서 ‘와/과’는 구어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고 ‘-랑’이나 ‘-하고’가 쓰인다. ‘-만큼’은 ‘-만치’로 쓰이며, 한정의 의미를 갖는 보조사 ‘-밖에’는 ‘-뿐’으로 나타난다. 경어법의 사용에서는 ‘해라체, 하게체, 하오체, 합쇼체’ 이외에 ‘해체’와 ‘해요체’가 쓰이고 있는데, 특히 ‘하오체’가 일상생활에서 여전히 많이 쓰이고 있는 특징을 보인다. ‘하게체’의 사용 분포도 많다.

3. 어휘적 특징

고창 지역에서 사용되는 단어들을 표준어 및 기타 타 지역의 단어들과 모두 비교하여 고창 방언의 어휘적 특성을 설명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단어의 수가 너무 많기도 하거니와 단어는 다른 방언의 영향을 쉽게 받아 변화하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창 지역에서 보이는 특정 단어들의 몇몇 사용을 기술하고자 한다.

우선 벼를 베서 타작을 할 때 벼를 묶어 놓은 이름이 크기에 따라 구별이 된다. 한 줌 정도의 볏단일 경우에는 ‘나락뭇’, 타작할 정도의 볏단일 경우에는 ‘나락다발’, 한 아름 정도의 볏단일 경우에는 ‘줄가리’라고 한다. 중앙어에서는 모두 ‘볏단’으로 지칭한다. 또한 중앙어의 ‘볏가리’는 ‘베눌’이라고 한다. 중앙어의 ‘옥수수’는 ‘강내~이’로 나타난다. 중앙어의 ‘부뚜막’은 ‘부수막’으로, ‘아궁이’는 ‘부석짝, 부싣짝’으로 쓴다. 아궁이에 불을 땔 때 매운 연기는 ‘낸내’라고 하고, 불을 피운 뒤 사람 몸에서 나는 연기 냄새는 ‘불내’라고 한다. ‘연기’라는 단어가 일반적으로 ‘내’로 쓰인다.

아이들을 기를 때 하는 놀이 가운데 중앙어의 ‘짝짜꿍 짝짜꿍’은 ‘딴데딴데딴데’라고 하고, ‘부라부라’는 ‘방아야방아야’라고 한다. ‘따로따로’도 ‘섬마섬마’로 쓰고, ‘곤지곤지’도 ‘지깨지깨지깨’로 쓴다. ‘소꿉놀이’는 ‘바꿈새기, 빠굼새기’라고 하고, ‘딱지치기’는 ‘양기친다’고 하거나 ‘펟친다’고 한다.

친족어에서는 ‘할아버지’를 ‘하나씨’라고도 하고, ‘손자’를 ‘손지’라고 한다. ‘손녀’는 ‘솔려’라고 한다.

[과제와 전망]

언어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한다. 자연계의 모든 생물과 마찬가지로 태어나고 성장하고 소멸한다. 그런데 언어는 인간의 생활을 반영한다. 따라서 인간의 삶이 변화하면 언어도 변화하게 된다. 실제로 농경이 주된 생활 방식이었던 사회가 변화하면서 농경과 관련된 단어들이 많이 소멸되어 가고 있고, 정보화 시대가 되면서 새로운 단어들이 우리 언어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고창의 방언도 이러한 변화를 피해 가지 못하고 있다. 삶의 방식이 변화하면서 이전의 삶의 방식과 관련된 단어들이 급속하게 소멸되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고창 방언을 조사하고 채록해 두는 일은 시급하다. 앞으로 몇 십 년 안에 고창 지역에서 사용되던 고유한 단어들은 소멸될 위기에 처해 있다. 따라서 지자체는 고창 방언을 조사하고 채록하는 일에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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